오늘은 IT 기술 블로그와는 걸맞지 않게 디카페인이라는 새로운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한다.
음...그 이유는 내가 요즘들어 커피를 하루에 3잔 이상 마시기 때문이지 (아침 1잔, 점심 1잔, 오후 4시쯤 1잔)
그덕에 매일 밤마다 피곤해도 불면증에 시달려서 커피를 끊고자 했으나 커피없이는 내 일상생활은 너무 무기력했기에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였다.
그것은 바로 "디카페인 커피 (Decaffeineated Coffee)"
가난한 대학원생인 나는 인턴십하는 기관 내에서 네스프레소 머신이 있지만 네스프레소 당사의 캡슐은 나에겐 너무나 비싸서 저렴한 가격에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을 구매했다.
그 이름 하여 탐앤탐스 캡슐 벨루타토, 소아베 위메프에서 한 박스당 5,800원에 판매해서 얼른 구매했다.
요렇게 생긴 녀석이다. 일단 이 녀석들의 특징들을 알아보기 전에 디카페인이란 것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커피의 쓴맛은 '카페인(Caffeine)'에서 비롯된다. 이 카페인이라는 게 얼마나 위대하냐면 세계를 통틀어 인류에게 가장 인기있는 약물인 담배의 니코틴, 술의 알코올을 단연 제치고 북미 인구의 약 90% 이상이 매일같이 섭취하는 것이라고 한다. 카페인의 어원은 19세기 중반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룽게(Friedrich Runge)가 최초로 커피에서 카페인을 추출, 커피 안에 있는 화학 물질이라는 뜻으로 Caffe + ine 을 합쳐 Caffeine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카페인이란 것은 원래 쓴 맛을 내는 흰색의 결정체로 메질잔틴 (Methylzanthine)에 속하는 식물체 알칼로이드며 주로 커피, 차, 카카오, 과라나 열매의 잎 씨앗 등에 존재한다. 카페인은 원래 식물이 해충을 쫓기 위해서 자생적으로 만들어내는 화학 물질이다. 다시말해, 생존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식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생존 필수 전략인 것이다.
(뭔가 우리의 삶과 상당히 닮았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위해 마시는 화학 물질이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마시는 커피에서의 쓴 맛은 카페인이 전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약 10% 가량에 해당하지만 순수 카페인은 엄청 쓰다는 거...
그런데 이 카페인의 가장 장점이자 단점은 불면증을 유발하고 뇌를 각성시킨 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커피 한 잔만 마셔도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나처럼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개인마다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주목하여 카페인의 효용성과 독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 카페인은 우리 몸의 신경세포를 자극해서 뇌가 더 빠르게 움직이게 만드는 각성 효과가 있으며 심박수를 증가시켜서 혈압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그럼 이렇게 독이 되는 물질 같은 커피를 왜 이렇게 사람들은 많이 찾는걸까?
커피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가장 크게 두 부류로 나뉠 수 있다.
1. 카페인의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기 위해 습관처럼 마시는 사람들.
2.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느끼고자 커피를 찾는 사람들.
디카페인 커피는 후자에서 언급한 사람들을 겨냥한 커피라고 볼 수 있다.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느끼고 싶지만 카페인의 섭취는 줄이고 싶은 사람들.
그럼 이 디카페인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일단 디카페인은 EU 기준으로 99% 이상 카페인이 제거되어야만 디카페인 커피라고 할 수 있다.
아래는 커피의 아로마를 유지하면서 카페인 성분을 제거하는 방법을 나열하고 있다.
- 로셀리우스 방식 (Roselius Process)
로셀리우스 방식은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으며 증기를 쐰 생두에 산/염기를 이용하여 카페인을 제거하는데 주로 벤젠(Benzene)을 사용하였다. 이 방식으로 생산된 커피는 "카페산카" 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판매되기 시작했으나 이후 벤젠이란 물질의 유해성이 우려되어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 스위스 워터 방식 (Swiss Water Process)
스위스 워터 방식은 대표적인 디카페인 추출법으로서, Swiss Water Decaffeinated Coffee Company에서 1930년대 초에 개발한 방식으로 커피의 향 손실을 줄이고 카페인만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방식에선 생두추출물 (GCE: Green Coffee Extract)라는 용액이 필요한데 생두를 뜨거운 물에 담궈서 카페인과 커피 내 많은 수용성 물질들이 녹아나오도록 한다. 그 후 용액을 활성탄소(Carbon filter)에 걸러내면 카페인만 제거되고 다른 수용성 성분들은 통과된다. 이렇게 생성된 용액이 바로 생두 추출물 (GCE)다. 이후 카페인을 제거하고자 생두를 생두추출물에 담가 두면 카페인만 우러나게 된다. 용액에는 카페인을 제외한 수용성 성분들이 이미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어 생두의 수용성 성분들은 추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생두추출물을 활성탄소를 이용하여 걸러내고 다시 생두를 담그는 작업을 반복하여 카페인을 99% 이상 제거한다. 그 후 생두를 건조시키면 대부분의 향미는 유지하고 카페인만 제거된 커피가 된다.
- 이산화탄소 방식 (CO2 Process)
이산화탄소 방식은 '초임계 유체추출' 이라고도 하며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사용해서 카페인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우선 생두에 압력을 가한 상태에서 수증기를 쐬어주면 생두가 부풀고 표면적이 넓어져 카페인 제거가 용이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친 생두를 약 70기압 이상의 고압과 300’C 이상의 고온상태의 초임계 이산화탄소에 담근다. 액체화된 이산화탄소에 생두를 담그면 이산화탄소가 생두에 침투하여 97~99%까지 카페인을 용해, 분리한다. 초임계 방식이 스위스 워터 방식에 비해 커피 향미가 좀 더 좋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어 글로벌 프렌차이즈 카페 스타벅스에서도 2016년 이전에는 스위스 워터 디카페인 원두를 취급하다가 이후 초임계 유체 추출을 이용한 디카페인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추출 방식은 해로운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으며 액체와 기체의 특성을 고루 갖춘 초임계 상태의 유체를 사용하므로 카페인을 쉽게 녹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이 방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다.
- 유기 용매를 통한 직접방식 (Direct Process) 및 간접방식 (Indirect Process) 추출
유기 용매를 통한 ‘직접방식(Direct Process)’ 추출은 먼저 생두에 압력을 가한 상태에서 증기를 쐬어 준다. 이 과정을 거친 커피콩은 부풀어 오르고 표면적이 넓어져 카페인 제거가 용이하게 된다. 다음 단계는 다시 압력을 가한 상태에서 용매의 끓는 점에 가까운 온도에서 약 10시간 동안 에틸아세테이트(ethyl acetate)와 메틸렌클로라이드(methylene chloride)와 같은 용매를 이용해 생두를 씻어내어 카페인을 제거한다. 이후 씻어낸 용매에 다시 10시간 동안 수증기를 쬐어 잔류하는 용매를 제거하는데, 미량의 용매 성분이 커피에 잔류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잔류하는 성분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건강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간접방식(Indirect Process)’은 직접방식과 유사하나 용매와 생두가 직접 접촉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먼저 뜨거운 물에 몇 시간 동안 담가 성분들을 추출한 후 생두는 빼내고 남은 물에 용매를 넣어 카페인을 제거한다. 카페인이 제거된 물에 같은 방식으로 다른 생두를 넣어 성분을 우려내고 다시 빼낸 후 용매를 첨가하여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식을 반복한다. 여러 번의 작업을 통하면 액체 내 성분들이 포화상태가 되어 평형이 이루어지므로 더 이상 생두를 넣어도 맛이나 향 성분들이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향미의 손실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오호..그래도 하나 확실하게 알게된 건 디카페인 커피가 카페인을 100% 제거한 건 아닌거로군.
그래도 당분간은 이 디카페인 커피를 좀 즐기면서 카페인을 소량만 섭취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참고문헌 : http://baristarules.maeil.com/blog/3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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